경제도서를 읽다/자본주의-ebs다큐프라임

[자본주의/ebs다큐프라임] - 5. 복지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더꿈이코노믹스 2023. 8. 3. 16:14

 
자본주의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쉽게 풀어낸 방송,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5부작’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지갑 속 돈과 통장, 매달 갚아야 할 대출금과 이자, 살고 있는 집의 가격 등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 세계 최고의 석학들을 만나 돈에 관한 진실과 자본주의의 비밀을 밝혀낸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우리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자본주의의 유혹과 위협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도 알려준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자신이 돈을 알맞게 쓰고 있는지 체크해 볼 수 있고, 자신을 지키며 행복하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EBS 자본주의 제작팀
출판
가나출판사
출판일
2013.09.27

 

 

PART 5.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복지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1. 실업률을 낮출 정부의 개입을 권하다. - 케인스의 거시경제학

📃케인스 vs 하이에크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 2010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재정 위기 등 굵직한 금융이슈가 있을 때마다, 언론에서는 1930년 대공황때 부터 이어져 온 논쟁인 '정부의 역할 vs 자율적인 시장의 힘'을 꺼낸다. 그리고 그 대표격으로 불려오는 두 경제학자가 있으니 거시경제학의 케인스와 신자유주의의 하이에크 이다.

 

📃2차 세계대전을 경고한 경제학자

케인스의 등장은 1차 세계대전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1914년 7월,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로 시작된 1차세계대전은 1918년 11월 독일의 항복으로 종식된다. 종전 이후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독일에게 무려 240억 파운드에 달하는 전쟁 배상금을 물게하였는데, 그 자리에 앉아있던 케인스는 영국 재무성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그는 두달 뒤 작은 책자로 펴낸 '평화에의 경제적 귀결'이라는 책을 통해 일약 스타가 되는데, 채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고의적으로 중부 유럽을 빈곤에 빠드리려 한다면 복수는 손쉽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임을 나는 감히 예언한다. 자유방임의 자본주의는 1914년 8월에 끝났다."

그의 예언이 적중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감당하기 어려운 전쟁 배상금 때문에 독일 정부는 중앙은행을 통해 화폐의 양을 크게 늘렸고, 결국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여 외국에 헐값에 판매하게 되는데, 오히려 1923년에 물가가 75억배까지 뛰고, 환율은 1달러당 4조 2천억달러까지 치솟게 된다.

반면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유럽과 달리 호황을 이어가던 미국은 일명 '검은 목요일'이라고 불리던 1929년 10월 24일, 대공황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하루 만에 20% 하락한 주식시장에 11명의 투자자들이 자살하기까지한 그 날 이후 경제 침체는 빠르게 번져나갔다. 미국의 붕괴는 전세계로 퍼져나가, 1930년대 초반 유럽의 이탈리아, 독일에서는 파시즘이 힘을 얻고, 독일 국민들은 빈곤, 실업, 혼란에 지쳐 히틀러에게 정권을 맡겨버리게 된다.

📃미시경제학 vs 거시경제학

이렇게 대공황과 전쟁의 위기에 있을 때, 사람들은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심을 갖기 시작했고, 케인스는 1936년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해 위기의 원인에대한 명쾌한 분석과 해결방법을 다른 책을 내놓으니, 바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이다. 이 책에서 케인스는 공황의 원인을 '수요부족'이라고 주장했다. 소득이 늘어난다고 반드시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데, 돈이 있어도 물건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실적인 수요량을 '유효수요'라고 하며, 소득과 수요의 격차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고 공황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케인스의 새로운 이론이 '거시경제학'이다.

케인스 이전에는 '미시 경제학'이 주류였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로 나눌 수 있는데, 미시경제학은 가계와 기업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연구한다. 여기서 국가는 그저 전쟁 등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야경국가'정도의 역할만 하며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자유방임주의' 국가관을 가진다.

하지만 케인스가 재무성에 있을 때는 전 세계가 전쟁을 하고 있던 시기라 '시장의 원리'로만 경제를 논하기 힘든 시점이었다. 케인스는 시장의 원리를 넘어 경제 전체를 보아야 한다고 보았다. '거시경제학'은 국민소득, 이자율, 활율 등 국가 내, 또는 국가 간(세계)의 경제현상을 다루는 학문이다. 정부의 계획적인 정책으로 가계와 기업을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황에서 벗어나려면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완전고용이 이뤄지면 현실수요가 늘어나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 본것이다.

📃케인스 주의와 뉴딜정책

정부의 계획적인 개입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변되는 기존의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반역이기도 했다. 기자로 부터 '공산주의자가 아니냐'라는 질문까지 받은 케인스의 이론은 하버드대학 경제학부의 젊은 학자들을 매료시키고, 미국 정부의 경제 각료도 설득시켜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실업자와 굶주린 이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만들고, 댐과 고속도로 등을 건설해 일자리를 만들면서 한편으로는 전례없이 강력한 규제방안을 실시했다.

"만약 고의적으로 중부 유럽을 빈곤에 빠드리려 한다면 복수는 손쉽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임을 나는 감히 예언한다"던 케인스의 말대로 1939년 9월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다. 1941년 독일의 소련 공격과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 전쟁으로 번져나간 이 전쟁은 1945년 8월 15일이 되어서야 일본의 항복으로 끝났다. 그 사이 케인스주의 또한 퍼져나갔고, 1944년 7월 케인스는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 자격으로 브레튼 우즈 협정을 진두지휘하였다. 전후에도 케인스주의는 자본주의 세계에 있는 모든 정부들의 경제원리가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30년동안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게 된다.

 


 

2. 정부가 커지면 비용도 늘어난다. -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

📃케인스의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생기다. - 신자유주의의 탄생

케인스가 정부의 개입을 주장할 때, 그와 반대로 너무 많이 투자됐고, 너무 많이 써서 공황이 왔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의 조정능력을 신뢰해야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있었으니, 런던대학교 교수였던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였다. 그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시장의 자율성을 규제하게 되고 이는 비효율적인 체제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케인스 주의로 호황을 누리던 당시에 하이에크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들어서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호황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양상도 이전과 전혀 다르게 나타났는데, '경기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이 현상은 케인스의 이론으로 설명이 불가능했다. 2차세계대전까지만 해도 불황기에는 물가가 하락하고, 호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하는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1969년 미국에서는 불황이었음에도 불가하고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했다.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부양을 우선시하는 정책이나 소수의 대기업에 의한 독과점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었지만, 중요한 점은 케인스의 설명과는 거리가 먼 상황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영국 런던 대학교 공공정책과 정치경제학 교수인 마크 페닝턴 교수의 이야기이다.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불완전한 지식에 기초합니다. 가장 똑똑한 인간도 자기가 속한 사회의 한 부분일 뿐 상대적으로 무지합니다. 이 기본적인 통찰에서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이 나옵니다. 그의 주요 이론은 ‘계획자의 부족한 지식 때문에 중앙경제 계획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하이에크는 경쟁적인 과정에서 많은 의사결정자가 다양한 결정을 내리는 환경에서 의사결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노력하고 배우고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결정이 옳고 어떤 결정이 실패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정부가 모든 의사결정을 하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실수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죠. 이게 하이에크의 주요 사상입니다. 하이에크의 사상은 소비에트연방 같은 대규모 중앙계획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경제 성장이나 일반적인 번영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늘 외면만 받았던 하이테크는 [화폐 및 경기변동에 관한 연구]로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그의 사상은 정치이론 또는 정치철학으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졌다. 1979년 경기 침체에 빠져있던 영국의 국민들은 '철의여왕' 마가렛 대처의 보수당을 선택했다. 대처는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대처리즘을 표방했고, 곳곳에서 국가와 정부의 활동 영역을 축소시켰다. 상당수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했고, 복지를 위한 공공지출을 삭감했다.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이에 방해될 수 있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규제하였다. 이러한 대처리즘은 아담 스미스의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다시 부활시켰고, 이른바 '신자유주의 시대'의 막을 올렸다.

미국 또한 19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규제 철폐가 시작되었지만 침체가 계속되자, 대처와 노선이 같은 레이건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레이건은 하이에크와 같은 시장주의자인 시카고학파 밀턴 프리드만의 이론을 기반으로 '건실한 금융, 규제 철폐, 적정한 세율, 제한 적인 정부 지출' 등의 레이거노믹스를 시행했다. 그러나 체제가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렸고 그 고통은 3년 넘게 이어져 갔다. 그러던 중 영국은 프클렌드 전쟁을 일으켜 승리했고, 이것이 결정적인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살아남은 대처 정부는 그때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 정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한편 1980년대 들어서 소련이 리더십을 일어가던 공산주의 세계는 1991년 12월 25일 소련의 붕괴로 냉전의 종식을 알렸다. 공산주의가 무너진 것은 무엇보다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공업 분야에서 성장이 멈추자 소비재가 부족했고, 농업에서 성장이 멈추자 곡물이 부족해졌다. 이렇게 되자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고, 낙후된 공산품으로 국가 경쟁력과 국제 수지 모두 악화되었다. 공산주의와의 대결해서 승리한 자본주의는 계속해서 복지보다는 성장을, 정부의 역할보다는 시장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신자유주의가 지구촌 경제를 흽쓸었다. 미국과 영국은 세계화를 주장하며 시장개방의 압박을 넣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와 위기의 도미노

그 결과 세계는 글로벌 경제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미국과 영국은 금융산업을 무기로 세계화에 성공했고, 새로운 자본주의인 '금융자본주의'를 탄생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자본주의가 또 다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불씨가 되었다. 자본과 금융의 전면적인 개방은 1994년 멕시코, 19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일으켰고, 2000년대에는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금융위기의 불길이 번지며 이제 세계는 어느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세계화가 전례 없는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부와 빈곤의 양극화는 가속화되고 불평등도 크게 만들었다. 케인스주의자들은 신자유주의가 '괴물금융'을 키웠다고 비판하였다. 이에 하이에크의 추종자들은 과도한 정부의 지출,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시장을 조작하려는 정치적인 이유가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다고 반박하였다. 이 둘의 논쟁은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고, 또 반영하지 못하는 점들도 있어 지금까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소극의 양극화를 낳고 삶의 불안 요소를 양산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2013년, 가처부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4%로 일본의 132%, 미국의 120%보다 휠씬 높다고 경고하였다. 가계부채 떄문에 부담이 생겨 소비가 위축되는 디플레이션이 일어났고 이를 방치했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성장 없는 장기침체를 경험할 수 있다고도 하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중앙일보 기사(가계 연소득 대비 부채비율 첫 200% 넘었다…OECD 6위 [뉴스원샷] | 중앙일보 (joongang.co.kr)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순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로 200%를 넘겼다. OECD 주요국 6위에 해당하는 현 상태는 앞으로 금리인상에 따라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행복이란

다큐멘터리의 마무리는 '복지자본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먼저 행복에 대한 석학들의 말들을 모았다.


“행복은 어느 사회에서나 같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기회입니다.”

(에릭 매스킨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행복이란 사람들의 삶이 계속 더 좋아지는 겁니다.”

(로저 로웬스타인 미국 저널리스트, 전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란 즐기기에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행운을 누리는 것입니다.”

(리처드 탈러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넛지』의 저자)

“행복은 좋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에 따라 살 수 있죠. 돈과는 상관없습니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미국 저널리스트)

“자본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개인에 맞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티븐 랜즈버그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실업, 빈부격차, 불평등, 그리고 탐욕스럽게 변한 금융자본까지 대중들이 갖는 불안과 분노는 자본주의의 탄생에서부터 잉태된 것이고, 이 모두가 마르크스, 케인스, 아이에크 등이 예견하고 문제를 직시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본주의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은 늘어나고, 소득의 불평등은 커져가고만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버려야만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본주의를 버릴 순 없다. 다만 고장난 자본주의를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가 계속해서 고민해야한다.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문제는 '소득의 불균형'과 그에 따른 '불평등'이다.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2012년 기준 소득 상위 1%가 한 해 버는 돈이 38조 4790억원으로 상위 1%가 국민소득 16.6%를 가져갔다. 2020년 통합소득 자료를 살펴보면 상위 10%가 연 1억 3673만원의 소득을 벌인 반면에 하위 10%는 월 196만원의 소득을 벌였는데 약 70배의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심각한 소득불균형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경제는 성장했지만 행복지수는 여전히 높지 않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GDP, 기대수명, 사회적지지, 선택의 자유, 관용, 부정부패 등의 6가지 항목을 통해 행복지수를 추산했는데, 총 146개국 가운데 ‘한국 행복지수’는 59위에 올랐다.

 

📃복지는 공동구매다

많은 석학들이 자본주의를 버리지 않고 고쳐쓰다는데는 부와 수입의 증대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라는 강력한 장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점을 살리면서 소득의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소득의 불균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인 안전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이 행복하지 못한 자본주의에서 행복한 자본주의로 바꾸기 위해, 복지는 자본주의 하에서 불안한 미래에 대한 일종의 보험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세금을 내서 그 돈으로 보험을 싼 값에 공동구매하는 것이다.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습니다. 복지란 비참한 사람들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한 부담을 나누기로 하는 것이죠. 일종의 보험과 같습니다. 자본주의를 보험 없이 할 수 없어요. 보험 없이 배를 바다로 내보낼 사람은 없을 겁니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미국 저널리스트)

 

“실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우리는 불운을 인정해야 해요. 모든 문명사회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코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복지란 우리가 서로에게 해주는 보험입니다.”

(리처드 탈러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복지란 사회가 가장 연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 안전망입니다.”

(에릭 매스킨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사회과학과 교수)


한편 지나친 복지가 경제 성장에 발목이 잡힐 거라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에 답을 해보자. '고소득층의 소비를 늘이는 것과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리는 것 중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훨씬 더 많고,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에 열 끼를 먹지 않기 떄문이다. 이 근거는 맬더스의 [정치경제학원리]에서 주장하는 '과소소비설'에서 찾을 수 있따.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공급이 늘어나는 데에 따라 수요가 늘어난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결과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않으면 생산의 증가만큼 소비가 증가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잉생산이 발생하여 공황이 일어나게 된다. 한마디로 공황은 '분배의 불균형'이며, 경제성장은 제대로 된 분배에 의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맬더스는 이렇게 말했다.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채워라. 그러면 소비가 촉진된다.'

또 가난한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고, 방치하는 만큼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모두를 힘들게한다. 따라서 복지를 하는게 더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복지 얘기가 나오면 동정심, 도덕성을 들먹이지만, 복지문제는 그런 것들에 기대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해야할 복지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복지이며,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건강한 복지다. 이런 방법을 통해 소비가 촉진되고, 자본주의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복지는 성장과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내는 엄청난 성장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복지라는 대안을 생각해 보아야한다.

📃복지는 창의성의 원천이다.

우리가 복지자본주의로 가야 하는 이유는 21세기의 화두인 '창의성' 떄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OECD 국가들의 복지지수가 높은 국가들이 창의성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복지국가라는 건 사회 안전망이 잘 되어있는 나라이다. 즉 실패한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재기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험할 수 있는 것이다.

창의력은 미래 사회를 발전시킬 가장 큰 성장 동력이라 일컬어진다. 보다 나은 기술, 컨텐츠를 만들어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배가 고픈 상황에서 창의성이 나올 수 있을까? 창의는 끝없는 실패와 모험에서 시작된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실패할 자유가 없는 자유란 가치가 없다."

복지와 창의성에 대한 또다른 연구를 살펴보자 . 2005년 레이번 삭스(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스티븐 쇼어(펜실베니아대 와튼스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돈이 많은 사람일 수록 그 자신과 자녀들은 리스크가 더 큰 직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즉 생활이 안정될 수록 모험을 하더라도 더욱 창의적인 일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복지자본주의가 국가의 미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잘 보여준다. 복지국가는 단순히 '약자를 돕자'는 차원을 넘어 창의성을 키우는 기본 조건이며, 국가 미래 성장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건이다.

📃따뜻한 자본주의

사회가 얼마나 문명화 되었는지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가 '약자가 어떻게 배려받는가?'이다. 함께 사는 세상, 그것이 바로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자본주의 세상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선진화된 자본주의인 복지자본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시대는 정책을 낳고 정책은 개인들의 삶을 지배한다. 인도 야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에는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이 있다. 간디는 첫번쨰 악덕으로 '철학 없는 정치'를 꼽았다. 자본주의는 지금껏 막대한 부를 만들어 내어온 원동력이었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자본주의가 되어야 하느냐는 점이다. 낙오자가 될 수 있는 우리 모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소득의 불균형을 해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자본주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모습이 바로 가장 영속가능한 자본주의가 아닐까.


마하트마 간디의 7가지 악덕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


 


🐻 숫자, 그 너머의 것들을 보자.

지난 5부작 동안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재테크를 공부하ㅣ보고자 시작한 스터디가 그 안에 철학과 사상들을 살펴보기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감사함을 느낀다.

자본주의는 뜨겁다. 연일 오르락내리는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 시장 등 최근 2-3년간의 금융의 흐름과 그곳에 머문 사람들의 관심 또는 광기는 무서울 정도로 뜨거웠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차갑다. 자본주의의 산물들은 모두에게 똑같이 돌아가지 않는다. 엄청난 부를 누리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빚에 못이겨 파산하는 사람들과 굶주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빚으로 돌아가는 사회인 자본주의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돈을 뺏고 뺏기는 사회에서 어떻게든 소비를 이끌어내려는 마케팅의 수법들도 살펴보았고, 다양한 금융상품 속에 담긴 함정들도 보았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탄생부터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대안으로 '복지'의 중요성 까지 함께 나누어 보았다.

짠테크를 하겠다며 가계부를 적으면서 조금은 지칠 때가 있다. 이렇게 아낀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을 때도 있고, 여전한 카드값과 대출을 보면서 언제 이걸 다 갚을까 싶을 떄도 있다. 돈, 돈, 돈 하는게 지겨울 때도 있지만, 그러나 그 숫자 너머에 있는 것들을 보면 힘을 내곤 한다. 가계부 속 숫자들 뒤에 내가 이 때 이런 감정이었구나 돌이켜도 보고, 재테크와 금융 공부를 하면서는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도 보게 된다. 결국엔 사람 사는 세상이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숫자로 기록된다는 걸 알게된다.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다. 하지만 그 하루들 가운데에 나를 보고 또 남을 볼 수 있는 잠깐의 순간이 있기를 바래본다